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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디컬 엔터테인먼트 시리즈. by 프뢰

바티스타 수술 팀의 영광 - 8점
가이도 다케루 지음, 권일영 옮김/예담
나이팅게일의 침묵 - 6점
가이도 다케루 지음, 권일영 옮김/예담
제너럴 루주의 개선 - 10점
가이도 다케루 지음, 권일영 옮김/예담



이 시리즈도 꽤나 인기 많던데 이제서야 접했다. 아마 장르소설 중에 남들이 읽는걸 가장 많이 본 듯한 책. (지하철에서 2,3번, 군대 PX(...)에서 한번 등등.. 근데 죄다 1편 [바티스타 수술 팀의 영광]뿐이었다는거-_-;) 아무래도 서양쪽 장르소설보다는 일본 쪽이 그나마 정서가 비슷해서인지 인기가 좀 더 많고, 책의 전반적인 분위기가 장르소설같은 분위기 보다는 일반소설쪽에 가깝기에 접근성도 훨씬 괜찮은 듯. 굳이 장르명을 붙이자면 '메디컬 추리 스릴러'정도 일텐데, 그렇다고 보기에는 추리나 스릴러 비중이 약하고 캐릭터에 훨씬 비중을 두었다(라이트노벨에 가깝달까..). 그냥 '드라마'라고 이름붙여두는 게 낫겠다.

윗 이미지 순서대로 읽으면 되는데.. 개인적으로 3->1->2 순으로 괜찮았다. 1권이 전반, 후반으로 2명의 주인공 다구치와 시라토리의 캐릭터에 맞추어 깔끔하게 서술되어 읽기 편하고 추리소설이라는 틀에 맞추어져 입문용(...)으로 딱 맞는 느낌이라면, 3권은 작가가 하고 싶은 말과 무지하게 강렬한 인상을 주는 하야미라는 진주인공이 등장해서 휘몰아치는 듯한 전개가 일품. 분량도 적절하고.. 다만 2권은 쓸데없이(?) 우울함이 깊어진 감이 있는데다가 소재도 약간 무리수랄까.. 분량은 재일 긴데 말이지.

뭐니뭐니해도 이 소설의 장점은 캐릭터다. 뭐 요새 인기있는 소설 중에 그걸 갖추지 않는 소설이 어디에 있겠냐만은.. 다구치와 시라토리라는 정반대의 인물을 내세워서 아웅다웅하는 재미(홈즈와 왓슨을 약간 비튼 느낌..), 다양한 대학병원의 인간군상을 동물이라든지 '천리안' '장군' 등 전형적 장르소설 캐릭터성에 맞춰 비유하고 묘사한 점이 재미있다. 정작 전개 자체는 드라마면서 말이야. 그래도 사건이 발생하고 그걸 해결한다라는 전개는 확실히 추리소설적이긴 하지만, 특별히 트릭이 등장하는 것도 아니고 사건 해결의 긴박함에 집중하는 편도 아니다. 오히려 탐정 역이랄 수 있는 시라토리는 3권에서는 거의 페이크 주인공화.. 작가가 의료 현장에서 직접 목격한 현실이라는 리얼리티를 바탕으로 쓴 소설이라는 점도 충분히 무기가 된다. 소설의 주제도 거기에 기반하는 듯 하고(3권에서부터 확연해진다).

신들의 전쟁 by 프뢰

신들의 전쟁 (상) - 6점
닐 게이먼 지음, 장용준 옮김/황금가지


내가 자주 읽는 소설들이 주로 번역서들이 많기 때문에 번역에 대해 생각을 가끔하는 편인데, 이 [신들의 전쟁]이라는 소설의 최대 단점은 제목의 번역이라고 본다. 누가 봐도 '아 세계 각국의 신화에서 따온 신들이 한바탕 블록버스터급 액션신을 펼치며 싸우는 내용이겠구나' 싶지 않겠는가 말이다.. 닐 게이먼이라는 작가의 성향을 아는 독자들이라면 그렇지 않겠지만-_- (하지만 [샌드맨]전작을 다 읽은 나로써도 닐 게이먼의 액션신은 어떨까 두근거리면서 봤다능..)  '미국의 신들'이라는 원제가 너무 지방색(...)이 강하다고 봤나?; 하여간, 이 2권짜리 꽤나 두꺼운 소설 안에서 신들이 전쟁을 벌이기는 벌이는데, 화끈한 액션신이라고는 등장하지 않는다. 오히려 신화모사에 가까운 환상적이고 상징에 대한 묘사들로 가득 차 있다. 그래픽노벨 [샌드맨 라이브러리]시리즈를 그대로 소설로 옮긴 듯한 느낌. 하지만 [샌드맨 라이브러리]가 화려하고 상징성 짙은 그림들로 어느 정도 직관적으로 받아들일 수 있는 반면에 (너무 이미지가 가득 차 있어 받아들이기 부담스울 정도로) 그걸 그대로 글로 옮겨 놓으니까.. 뭐랄까 약간 지루하달까; [멋진 징조들] 등에서 나오는 위트도 그다지 없는 편이라 퍽퍽하다고도 할 수 있겠다. 하지만 세계 곳곳의 신들의 역사와 현실에서 살아가는 다양한 양상에는 닐 게이먼식 상상력을 그대로 볼 수 있어 심리적,신화적 묘사를 즐기는 사람에게는 괜찮게 읽힐 듯.

덧. 반전 좋아하시는 사람들도 볼만하다. 그 반전까지 가는데 좀 오래 걸리고 반전을 이해하는데 머리를 좀 써야 하기는 하지만(...)

레인보우 식스 by 프뢰

레인보우 식스 1 - 6점
톰 클랜시 지음, 김홍래. 안연모 옮김/노블하우스

처음 읽어본 톰 클랜시 소설. 뭐랄까, 한방이 묵직한 슬러거인줄 알았는데 뚜껑을 열고보니 준족을 가진 똑딱이 타자라는 느낌? 크게 소설의 내용을 갈라보자면 테러 진압과정과 수사과정으로 나눠볼 수 있는데 어째 전자보다는 후자가 더 재미있다. 그게 톰 클랜시 소설의 장점이라는 전문적인 군사지식과 현장감을 느낄 수 있는 부분이라 그런걸지도 모르겠다. 특히 희생자인 여성 하나가 우연히 메일을 쏴서 그 메일을 바탕으로 FBI가 수사에 들어가는 과정부터 재미를 느끼기 시작했는데, 무슨 사건 해결의 큰 열쇠가 될 듯 하다가 결과적으로 그다지 아무래도 상관없는 정도의 비중으로 떨어져서 좀 허탈. 또 소설의 가장 큰 배후 범죄자가 너무 예측하기 쉬운 편이라 뭐야 이거 싶었는데 곧 아무렇지도 않게 이름이 밝혀지더라(...). 하지만 이 소설의 추리적 요소는 범죄자를 밝히는 데 있다기 보다는 그 범죄자를 추척하는 현대 수사기관들의 수사과정을 보는데 있으니, 그 부분은 확실히 볼만하다. 역자 후기를 봐도 톰 클랜시의 다른 소설보다는 스케일적인 면으로는 좀 작은 편에 속한다는 설명이 있는데(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소설의 적들은 세계 멸망을 획책하는 자들이다-_-) 그런 만큼 디테일한 부분에 신경을 쓴 듯하다. 사실 이런 부류의 소설들은 저자의 정치적 색깔이 묻어나와 읽기 불편한 부분이 많은데, [레인보우 식스]는 딱히 그렇지는 않은 듯하다. 환경주의자들을 너무 극단적으로 묘사하기는 했지만.

덧. 알라딘을 보니 절판이구나.. 그래도 톰 클랜시 소설중에서는 게임때문에라도 제일 유명하지 않나?;;;

덧 2. 사실 이 소설에서 환경주의자들만큼이나 악당으로 묘사되는 건 회계사들이다(...). 읽으면서 내내 미묘한 기분이..

타임 패트롤 by 프뢰

타임 패트롤 - 6점
폴 앤더슨 지음, 강수백 옮김/행복한책읽기



역자가 동일해서 그런지, 읽는 내내 [엠버 연대기]의 코윈과 에버라드가 겹쳐보였다. 조금 무뚝뚝하고 모험에 뛰어들길 주저하지 않는 미국적 마초의 전형? 과장하자면 그런 느낌이다. 하지만 이 경우 에버라드쪽이 좀 더 부드러운 인상을 준다. 직업상 자신의 임무에 대해 고민하고 타인을 설득해야 하는 임무가 많이 나오기에 그런 걸지도. (여자들에 대한 태도도.. 뭐랄까, 마초라기 보단 단순히 대처하는 방식에서 주저하는 경향이 있다고 해야 하나) 이 소설은 여러 에피소드로 구성된 연작 방식인데, 연재되어온 기간이 길어서인지 이야기의 기반을 설명하는 부분이 자주 반복되는 게 좀 단점이다. 왜 역사를 바꿔서는 안 되는가에 대한 설명을 주저리주저리 반복한다거나.. 뭐 그게 소설의 주제이기는 하지만. 사실 따지고 보면 3권 전체에서 일관된 주제를 따라가는, 좀 지루한 소설일 수 있다. 그러나 이 거장은 그런 지루함을 역사의 다양한 바리에이션으로 이를 커버해낸다. 최소한 폴 앤더슨은 이 소설을 쓸 때는 역사 덕후였음이 분명하다. 세계사 교과서에서 단 한줄 읽었던 걸로 기억하는(물론 이는 본인의 무관심의 소산이겠지만..그런데 위촉오 삼국시대는 분명히 교과서엔 한줄정도밖에 안 나오던데-_-;) 고트족의 역사로 1권의 절반을 채우기도 하고, 아메리카 대륙, 스칸디나비아 지역 등등 온갖 세계의 역사를 끌어와 소설 배경으로 써먹는다. (물론 저자의 관심지역에 집중되는 경향은 있다) 따라서 고교시절 국사 세계사라면 학을 땠던 분들에게는 던져버릴 만한 소설이겠지만, 어느 정도 관심이 있었던 분들이라면 세계사가 어떤 방향으로 튀어나갈지에 대한 작가의 상상력을 즐길 수 있을 거라 생각.

덧. 표지 사이즈를 좀 더 크게 하려고 했는데.. 역시 저 표지는 행책SF총서 중에서도 최악의 표지로 손꼽을 만 한듯(...).

D 크랙커즈 by 프뢰

D 크랙커즈 7-2 - 10점
아자노 코우헤이 지음, 무라사키 히사토 그림/학산문화사(만화)
 

간만에 읽은 라이트노벨인데.. 개인적으로 최고의 라이트노벨이라 생각했던 [마술사 오펜]을 위협할 정도로 재미있는 책이었다. 내용면으로도 그렇지만 분량면에서는 이쪽의 확실한 압승이니까; 8권이라는 라이트노벨치고는 적은 분량에 이 정도의 액션과 캐릭터성과 주제의식과 (빠질수 없는)(...)로맨스까지 담아낸건 이제까지 내가 읽은 라이트노벨에서 보지 못한 미덕이었다. 무엇보다 전개방식이 매력적인데, 추리관련 레이블에서 나와서 그런지 전개 구조가 상당히 추리소설의 그것과 닮았다. 여주인공 아즈사가 남주인공 케이의 비밀을 파헤쳐가는 식이랄까. 덕분에 항간에서는 책의 재미가 뒤늦게 시작된다는 단점으로 지적받고 있는 듯 하지만. 조금씩조금씩 미스터리를 해결해나가며 결국 결론에 이른다,라는 추리소설의 구조에 악마소환이라는 능력자 배틀물의 요소를 잘 섞은점이 전개에 있어서 이 소설의 가장 큰 매력인 듯하다. 또 특이한 점이 마약이라는 소재를 쓴 점인데, 단순히 소재에서 끝나지 않고 현실성과 비현실성의 경계문제, 지금과 미래에서 스스로의 행동방향의 설정같은 주제로 발전시켜 나가는 솜씨가 참 좋다. 그것도 직접 서술하지 않고, 캐릭터의 행동방향에서 간접적으로 느낄수 있다. 이런 점이 소설의 생동감과 멋진 캐릭터성을 살린 또다른 장점이라고 생각.

뱀파이어 십자계 외 2권. by 프뢰

뱀파이어 십자계 9 - 8점
시로다이라 쿄 지음/학산문화사(만화)



그다지 마음에 안 드는 그림체라 처음엔 좀 손이 안 갔는데, 내용은 의외로 그림체랑 다르게 하드한 편. 하드하다는 게 [헬싱]처럼 극단의 액션을 보여주거나 하는 것이 아니라, 플롯을 최대한 꼬으고 꼬으고 또 꽈서 추리장르의 느낌을 팍팍 넣었다. (알고보니 작가 전작이 [스파이럴]이라는 추리 만화-_-;) 2권쯤 그럴 기미가 보이는데 이게 9권까지 숨겨진 사실이 드러나지 않는 권이 없다.. 이런 구성을 싫어하는 사람도 있겠다 싶던데 난 그럭저럭 잘 풀어냈다고 본다. 무엇보다 고작 9권만에 이 정도의 내용을 압축했는데 모자라다는 느낌이 들지 않게 하는 건 훌륭한 재능이라고 생각. '너무 강한다데가 미쳐버려 봉인된 왕비와 그 봉인된 왕비를 사랑하여 풀어주기 위해 방황하는 왕'(=잃어버린 그녀와 모험하는 주인공?)이라는 정석적인 주제가 종국에는 전혀 다른 얘기로 전개되는 과정이 숨돌릴 틈 없이 펼쳐짐. 다만 결국에 모든 캐릭터는 주인공과 악당을 불문하고 다 나름의 이유와 사연이 존재한다는 건 어찌보면 당연한 얘기지만 어찌보면 과하게 성실한 얘기다. 심지어 가장 악당으로 보여질 모씨도 자신의 나라와 동족을 위해 행동했다는 명분이 있으니.. 캐릭터 조형에 재미가 덜하달까. 스트라우스라는 희대의 먼치킨에 대한 호오가 이 만화의 호오를 결정할 듯. (브리지트 보정이 꽤나 막강하긴 하지만)



테메레르 5 - 독수리의 승리 - 8점
나오미 노빅 지음, 공보경 옮김/노블마인



마침내 본격적인 전쟁에 돌입하는 용인커플. 4권을 읽고 난 뒤 꽤 오랫만에 읽는거라, 4권 마지막 장면에서 일시적으로 헤어진 그들이 재회하는 장면을 여러번 그려보았는데.. 역시나 이 작가는 예상을 벗어나지 않는다. 정진정명 용과 인간의 뜨거운 사랑의 재회를 그려내는 그들. 후.. 개인적으로 이 작가의 최대 미덕은 접근성에서 있다고 보는지라(군대에서 추천한 후에 유일하게 실패하지 않은 외국소설) 이 장점을 언제까지 유지할 수 있을 지 매우 궁금하다. 테메레르의 성장을 지켜보는 것 또한 맛이 훌륭한데, 이번 권에서 스스로 조직을 갖추고 용권신장(...)을 위해 분주한 테메레르를 보니 역시 독자가 원하는 걸 정확히 알고 있다는 생각이.. 다만 로렌스의 역할이 좀 많이 줄어들었다는 점이 걸린다. 이번 권에서의 그는 거의 60살 먹은 노인과 다를바가 없이 등장한다-_-; 뭐 이것저것 고초를 많이 겪었으니 이해 못 할바는 아닌데, 그래도 니 용과 비교해보면 너무 대비되잖냐; 로맨스 소설로 치면 이제까지 로렌스가 남주 역할이고 테메레르가 여주 역할이었다가 바뀐 느낌이랄까(...). 어쨌거나 기다리는 재미가 쏠쏠한 소설.



입문 - 6점
이창호 지음/삼호미디어



아니, 감상은 아니고(...) 지하철에서 읽고 있는데, 옆에 할머니께서(정확히 말하면 아주머니와 할머니의 경계에 계신 연배였다) '학생 바둑에 관심있어요?'라고 말을 거셨다. 뭐 거기까지는 그냥저냥 이 얘기 저 얘기 주고받았는데..
"바둑에는 삼라만상이 다 들어 있어요. 노자는 중용이 중요하다고 했지만, 사실 중용이라는 건 없지요. 세상 전부가 흰돌과 검은돌로 이루어진 거에요. 혹시 교회 다녀요?"
...이쯤에서 걍 내던지고 일어나고 싶었다. 그리고 다행히도 다다음 정거장이 내릴 역이라서 내렸다. 휴..
흑백 논리는 옳지 않다고 초등학교 때 안 배웠수.. 그리고 도대체 왜 결론이 교회로 내려지는지 지금도 미스테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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